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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마늘이 혈압에 좋다는 말, 연구가 먹인 것은 보충제였습니다

혈압·지질·혈당·간 수치를 확인된 만큼만 적어 봅니다. 그리고 도마 위에서 실제로 달라지는 한 가지

서리가 내리기 전에 밭 한쪽을 비워 두고 마늘 심을 자리를 고르는 시기입니다. 북반구에서는 9월에서 11월 사이에 심어 겨울을 나게 하고, 이듬해 5월에서 7월에 거둡니다. 씨마늘을 쪽으로 쪼개 눈이 위로 오게 꽂아 두면 겨울 내내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봄에 잎이 올라옵니다. 다만 밭 이야기보다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는 분도 많습니다. 마늘이 정말 혈압에 좋으냐는 질문입니다.

먼저 묻는 것부터

마늘 효능으로 가장 자주 검색되는 항목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혈압, 혈중 지질, 혈당, 간 수치입니다. 모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실제로 있었고 연구 수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연구들이 사람에게 먹인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 혈압 — 혈압을 살핀 임상시험은 마늘 보충제를 먹인 시험입니다. 여러 시험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혈압 지표가 달라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혈중 지질 — 표준화된 마늘 추출물이나 보충제를 쓴 시험입니다. 부추속 식물의 유기황화합물과 지질을 함께 다룬 보고가 여러 건 있습니다.
  • 혈당 — 포도당 대사를 살핀 연구를 모아 보면 결과가 엇갈립니다. 보충 형태와 시험 설계가 제각각이라 아직 결론이 서지 않았습니다.
  • 간 수치 — 간 효소를 지표로 삼은 보충 연구가 있으나 결과가 일관되지 않습니다.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고 적는 편이 정확합니다.

시험에 쓰인 마늘과 부엌의 마늘

보충제와 추출물은 성분 함량을 일정하게 맞춘 제품입니다. 하루에 얼마를 먹는지 정해 놓고 몇 주에서 몇 달을 이어서 먹습니다. 요리에 넣는 마늘은 조건이 다릅니다. 양이 그날그날 다르고, 굽거나 끓이는 동안 성분이 변하며, 같이 먹는 재료도 매번 바뀝니다. 보충제 시험의 결과를 볶음이나 김치에 들어간 마늘 몇 쪽에 그대로 옮겨 적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그렇다고 마늘을 먹을 이유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확인된 만큼만 적으면 됩니다. 예방과 도움 수준까지 말하고 치료는 기대하지 않는 선, 그것이 지금 근거로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지기 전에는 알리신이 없습니다

마늘 쪽 안에 들어 있는 성분은 알린(alliin)입니다. 알린 자체는 냄새가 거의 없습니다. 칼로 다지거나 절구에 으깨어 세포가 부서질 때 알린이 알리신(allicin)으로 바뀌고, 그때 매운맛과 특유의 향이 납니다. 마늘 연구에서 가장 많이 다뤄져 온 성분도 알리신입니다. 통마늘을 넣은 국과 다져 넣은 국이 다른 맛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먹는 방법에서 확인해 둘 만한 조합도 있습니다. 돼지고기처럼 비타민 B1이 많은 재료와 함께 먹으면 알리신이 B1과 결합해 알리티아민(allithiamine)을 만듭니다. 한국의 식품영양학에서는 이 결합으로 B1 흡수가 좋아진다고 오래 설명해 왔습니다. 올리브유와 쓰면 유기황화합물 일부가 기름 쪽으로 옮겨 가 흡수가 나아지고, 향도 기름에 우러납니다. 생마늘의 매운 자극이 부담스럽다면 껍질 벗긴 마늘을 꿀에 담가 두었다가 드셔 보세요. 일부 본초서는 마늘과 벌꿀을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을 꺼렸으나, 현대 식품화학에서 보면 근거가 약하고 보통 먹는 양에서는 무방합니다. 오한이 있을 때 생강과 함께 달여 마시는 처방은 한국과 중국의 전통에서 오래 전해 내려왔습니다.

약을 먹는 사람이 챙길 것

마늘에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와파린(warfarin) 같은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먹는 중에 마늘 보충제나 고용량 추출물을 함께 쓰면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요리에 넣어 먹는 정도에서 문제가 되는 일은 드뭅니다. 다만 약을 먹는 사람은 먹는 양을 갑자기 늘리거나 줄이지 말고 일정하게 드세요. 수술이나 시술을 앞두었다면 마늘 보충제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의료진에게 미리 알려 주세요.

생마늘을 한 번에 많이 먹는 것도 조심할 일입니다. 《동의보감》은 마늘을 냄새가 강한 훈채로 보아 오래 많이 먹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위장 점막이 약하거나 역류 증상이 있는 사람이 빈속에 생마늘을 여러 쪽 먹으면 속쓰림과 점막 자극이 올 수 있습니다. 생으로 드실 때는 양을 줄이고, 되도록 익혀서 드셔 보세요. 익히면 자극이 훨씬 덜합니다.

올가을 밭에서, 오늘 저녁 부엌에서

마늘 농사가 많은 나라는 중국·인도·방글라데시·이집트·한국입니다. 겨울을 나게 기르는 곳이 많고, 한 번 심어 두면 손이 적게 가서 밭을 처음 얻은 사람에게도 어렵지 않습니다. 심고 거두는 달력과 궁합, 성분은 호미클럽 작물도감 마늘 항목에 정리해 두었으니 밭에 나가기 전에 한 번 펼쳐 보세요.

오늘 할 일은 밭과 부엌에 하나씩 있습니다. 밭에서는 북반구 기준 가을 심기 자리를 비워 두고 씨마늘을 골라 두는 것, 부엌에서는 저녁 국이나 볶음에 통마늘 대신 다진 마늘을 넣어 보는 것입니다. 검색창에서 혈압 이야기를 더 찾는 대신, 오늘 밥상에서 실제로 달라지는 쪽부터 챙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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