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MELQUIZEDEQUE ALMEIDA on Pexels

제철

같은 콩인데, 발효하면 왜 다를까요

같은 콩이라도 된장·청국장으로 발효하면 지방간과 맺는 관계가 달라집니다

가을 텃밭에서 콩 꼬투리가 누렇게 마르면 거둘 때가 됩니다. 잘 여문 콩을 털어 볕에 말려 두면 겨우내 두부가 되고 두유가 되고, 메주를 쑤어 된장과 청국장으로도 이어집니다. 같은 밭에서 거둔 같은 콩인데,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결과가 최근 연구에서 나왔습니다.

콩 식품, 다 같지 않습니다

그동안 콩 식품과 건강을 살핀 연구들은 결과가 서로 엇갈렸습니다. 콩을 하나의 재료로 뭉뚱그려 본 탓이 큽니다. 만드는 과정과 먹는 목적이 다르면 몸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텐데, 그 차이를 지웠던 것입니다.

한 연구진이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모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콩 종류별로 나눠 다시 살펴봤습니다. 나눈 갈래는 이렇습니다.

  • 된장·청국장처럼 오래 발효한 콩
  • 두부·두유처럼 발효하지 않은 콩
  • 콩으로 만든 고기 대체품
  • 가루로 낸 콩단백 보충제
  • 콩이 조금 들어간 가공식품

콩을 많이 먹지 않고 가공한 콩 식품이 흔한 미국 식탁을 대상으로, 갈래마다 지방간과의 관계를 따로 짚어 본 것입니다.

발효한 콩과 지방간

여기서 말하는 지방간은 대사이상과 함께 오는 지방간, 곧 간에 지방이 쌓이는 상태입니다. 나이와 체중, 생활 습관 같은 여러 조건을 함께 고려했을 때, 전통 방식으로 발효한 콩 식품과 콩으로 만든 기능성 간식만 지방간 위험이 낮은 쪽과 이어졌습니다. 두부·두유 같은 비발효 콩, 콩고기, 콩단백 보충제, 콩이 첨가된 가공식품에서는 뚜렷한 관련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발효를 거치면 콩 단백질과 이소플라본이 몸에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바뀌는데, 이 변화가 지방 대사에 도움을 줄 것으로 짐작됩니다. 다만 이 결과는 발효 콩을 먹으면 지방간이 낫는다는 뜻이 아니라, 즐겨 먹는 사람에게서 위험이 낮게 관찰됐다는 예방·도움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마다, 생활 습관마다 관련의 강도도 달랐고, 오래 발효한 콩의 효과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텃밭 콩, 이렇게 드셔 보세요

올가을 거둔 콩이 있다면 청국장을 띄워 보세요. 삶은 콩을 따뜻한 곳에 이틀쯤 두면 특유의 끈끈한 실이 생기며 발효가 시작됩니다. 된장을 담가 두었다면 텃밭 애호박과 두부를 넣어 찌개로 끓여 보세요. 두부와 두유도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니, 발효 콩과 번갈아 상에 올리면 됩니다.

가루로 된 콩단백 보충제나 콩고기 가공식품에 기대기보다, 밭에서 거둔 콩을 오래 발효시킨 된장·청국장을 겨울 밥상에 자주 챙겨 보세요. 오늘 저녁, 냉장고 속 된장부터 한 숟갈 꺼내 국을 끓여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 공유하기
0%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