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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Ivan Dražić on Pexels

제철

가지 한 개가 고기 반찬을 대신하는 저녁

채소를 늘리는 일만으로는 모자랐습니다. 3~17세 아이들의 식단을 바꿔 본 계산이 남긴 이야기입니다.

8월 텃밭은 아침마다 손이 바쁩니다. 방울토마토는 하루만 미뤄도 갈라지고, 가지와 애호박은 이틀이면 억세집니다. 아이에게 바구니를 들려 보내면 따는 족족 입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거둔 채소로 저녁을 차리고 나면 마음이 놓입니다. 채소를 넉넉히 먹였으니 됐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 밥상에 채소를 늘리는 일만으로는 기대한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늘릴 것보다 줄일 것을 정할 때 숫자가 움직였습니다

포르투갈 전국 영양조사에 참여한 3~17세 1,153명의 식사 기록을 놓고, 연구진이 여러 식단을 모의로 바꿔 보았습니다. 기준은 EAT-랜싯(EAT-Lancet) 위원회가 내놓은 지구건강 식단입니다. 통곡물과 채소·콩·견과를 바탕에 두고 동물성 식품은 줄인 식단으로, 사람의 건강과 농지·온실가스를 함께 따집니다.

먼저, 지금 아이들의 식사는 어느 연령대에서도 이 기준과 맞지 않았습니다. 바꿔 본 여러 경우 가운데 식단 점수가 오르면서 온실가스 배출량과 농지 사용량이 같이 줄어든 쪽은 이렇습니다.

  • 3~9세 어린이는 달걀·고기·생선과 탄산음료를 줄였을 때
  • 10~17세 청소년은 우유·치즈 같은 유제품과 붉은 고기를 줄였을 때

연령대마다 줄일 대상이 달랐습니다. 청소년기에 유제품을 먹는 양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같은 집에서 같은 반찬을 먹어도, 초등학생 아이와 중고등학생 형에게 손봐야 할 곳은 다르다는 뜻입니다.

채소로 바꿨는데 배출량이 늘어난 이유

비만인 아이가 가장 많이 줄어든 쪽은 식물성 위주 식단으로 바꾼 경우였습니다. 다만 같은 조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하루 한 사람당 3.9킬로그램에서 4.1킬로그램으로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이미 고기와 유제품을 적게 먹던 아이들의 식사를 전체 먹는 양이 더 많은 식물성 식단으로 바꿔 놓은 탓입니다.

채소와 곡물도 기르고 나르고 담는 데 자원이 듭니다. 무엇을 먹느냐만 손보고 얼마나 먹느냐를 그대로 두면, 채소를 늘린 만큼 배출량이 따라 오릅니다. 식물성 식품을 권하는 일과 유제품·고기·탄산음료를 줄이는 일, 전체 먹는 양을 조절하는 일은 같이 가야 합니다. 연구진이 내놓은 결론도 여기까지였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실제로 아이들의 식단을 바꿔 몸무게 변화를 확인한 것이 아니라, 조사 자료를 놓고 계산해 본 값입니다. 비만이 줄어든 폭도 1퍼센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방향을 가늠하는 자료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오늘 저녁 텃밭에서 할 수 있는 일

줄이라는 말은 아이 앞에서 꺼내기 어렵습니다. 대신 바꿔 놓아 보세요. 8월 텃밭에는 가지·애호박·오이·깻잎·부추가 한창이라 손댈 거리가 넉넉합니다.

  • 고기 반찬 하나를 가지구이나 애호박전으로 바꿔 보세요. 고기를 없애는 대신 채소 반찬을 하나 늘리는 셈이라 아이도 덜 서운해합니다.
  • 탄산음료 대신 오이나 방울토마토를 냉장고 눈높이에 두세요. 손이 먼저 가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가 먹는 양을 바꿉니다.
  • 반찬 가짓수를 늘리기보다 한 접시에 모아 담아 보세요. 전체 양이 눈에 들어와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계산의 뜻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아이가 직접 딴 가지 한 개를 구워, 고기 반찬을 놓던 그릇에 담아 내 보세요.

참고: 유럽영양학회지, 포르투갈 국가 식품·영양·신체활동 조사, EAT-랜싯 위원회 지구건강 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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