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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호박잎과 도깨비바늘, 뽑아 버리기 전에 읽어 보세요

잠비아 연구진이 함께 살핀 두 잎의 혈당 실험, 그리고 텃밭에서 챙겨 먹는 방법

8월 말 텃밭에 나가면 호박 덩굴이 이랑 밖까지 뻗어 있습니다. 넓은 잎을 걷어내며 열매를 찾다 보면 바지 밑단에 까맣고 가느다란 씨가 잔뜩 붙습니다. 밭 가장자리에 저 혼자 자란 울산도깨비바늘(Bidens pilosa)이 옷에 씨를 붙인 것입니다. 한쪽은 정성 들여 기른 작물이고, 한쪽은 보이는 대로 뽑아 버리던 풀입니다.

이 둘의 잎을 함께 다룬 연구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습니다. 잠비아 연구진이 동양호박(Cucurbita moschata) 잎과 울산도깨비바늘 잎에서 성분을 뽑아 당뇨 상태로 만든 쥐에게 먹인 뒤, 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폈습니다.

쌈으로 먹던 잎과 뽑아 버리던 풀

동양호박은 우리가 늙은호박·단호박으로 부르는 종류입니다. 잎은 여름 내내 쌈과 찜으로 밥상에 오릅니다. 울산도깨비바늘은 사정이 다릅니다. 밭 가장자리나 길가에서 자라고, 씨 끝에 잔가시가 있어 옷이나 짐승 털에 붙어 퍼집니다. 텃밭에서는 손이 가장 먼저 가는 풀입니다.

그런데 두 식물 모두 오래전부터 약재로 쓰였습니다. 아프리카 남부와 동남아시아에서는 도깨비바늘류의 잎을 달여 당뇨 증상을 다스리는 데 썼고, 호박은 잎과 열매를 두루 식재료로 삼았습니다. 연구진은 이 전승에 근거가 있는지, 먹어도 안전한지를 확인하려 했습니다.

쥐 실험에서 나타난 혈당 변화

연구진은 두 잎의 추출물을 1대 1, 1대 2, 2대 1 비율로 섞어 각각 먹였습니다. 반응이 가장 뚜렷했던 조합은 도깨비바늘 1에 호박 2를 섞은 쪽이었습니다. 이 조합을 먹은 쥐의 혈당은 실험 전 310mg/dL 안팎에서 70mg/dL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비교를 위해 기존 당뇨약을 먹인 쥐도 혈당이 비슷한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다만 짚어 둘 점이 있습니다. 쥐에게서 나온 결과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은 아직 없습니다. 실험에 쓰인 것도 잎을 데쳐 무친 나물이 아니라 용매로 성분만 농축해 뽑아낸 추출물입니다. 먹던 약을 줄이거나 끊는 판단의 근거로 삼을 단계는 아닙니다.

잎에 든 성분과 안전성

연구진은 두 잎의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양을 재고, 세 가지 방식으로 항산화력을 확인했습니다. 두 잎 모두 항산화 반응을 보였고, 섞었을 때도 그 성질이 남았습니다.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는 채소·과일에 흔한 성분으로, 몸속 산화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전성 시험 결과도 함께 나왔습니다. 체중 1kg당 10g에 이르는 많은 양을 먹였을 때도 죽거나 눈에 띄게 이상 행동을 보인 개체가 없었습니다. 잎을 식재료로 먹는 정도라면 걱정이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텃밭에서 챙겨 먹는 법

호박잎은 억세지기 전 어린잎을 골라 보세요. 줄기 쪽 굵은 심줄을 벗겨내고 밥 위에 얹어 쪄내면 쌈으로 먹기 좋습니다. 된장을 풀어 국으로 끓여도 부드럽습니다. 잎을 딸 때는 열매가 달린 줄기 끝쪽 잎을 남기고 아래쪽부터 거두세요. 그래야 덩굴이 계속 자랍니다.

도깨비바늘은 어린순만 데쳐 나물로 먹은 기록이 있습니다. 꽃이 피고 씨가 여문 뒤에는 질겨서 먹기 어렵습니다. 캐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제초제나 농약이 닿는 길가·논밭 경계에서는 캐지 마시고, 비슷하게 생긴 풀과 헷갈리지 않도록 잎 모양을 살펴보세요.

이번 주말 호박 덩굴을 정리하실 때 아래쪽 어린잎 몇 장을 따로 챙겨 저녁 쌈으로 올려 보세요.

  • 참고 —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린 잠비아 연구진의 동양호박·울산도깨비바늘 잎 추출물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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