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텃밭에서 호미로 흙을 들추면 동글동글한 감자가 줄줄이 따라 올라옵니다. 한 포기에서 예닐곱 알씩 캐다 보면 어느새 바구니가 묵직해지죠. 대전의 한 도시텃밭에서도 같은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다만 그 양이 무려 800kg이었고, 거둔 감자는 텃밭 주인의 부엌이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의 식탁으로 향했습니다.
드림텃밭에서 캔 감자 800kg
대전시는 시민들이 함께 가꾸는 '드림텃밭'에서 키운 감자 800kg을 지역 푸드뱅크에 기탁했습니다. 봄에 씨감자를 심고 두어 달 정성껏 북을 주며 돌본 결과를 혼자 누리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가정과 복지시설로 나눈 것입니다. 푸드뱅크는 이렇게 모인 먹거리를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곳입니다.
도시텃밭의 수확을 나눔으로 잇는 방식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텃밭은 채소를 길러 식비를 아끼는 곳이기도 하지만, 함께 가꾸고 함께 나누면서 동네 사람들의 관계를 잇는 곳이 되기도 하죠. 한 해 농사의 결실을 이웃과 나누는 일은 그 자체로 텃밭이 주는 또 다른 수확입니다.
왜 감자가 나눔에 잘 맞을까요
감자는 나눔 먹거리로 여러모로 잘 맞습니다. 우선 저장성이 좋습니다. 서늘하고 빛이 들지 않는 곳에 두면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보관할 수 있어, 한꺼번에 많은 양을 거두어도 나눠 전하기 좋습니다.
영양 면에서도 든든합니다. 감자는 탄수화물로 열량을 채워 주는 동시에 비타민C와 칼륨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C는 전분에 둘러싸여 있어 삶거나 쪄도 손실이 비교적 적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찌거나 삶기만 해도 한 끼가 되니, 조리가 번거롭지 않다는 점도 어려운 가정에 전하기 좋은 이유입니다.
우리 텃밭에서도 나눔을 시작해 보세요
꼭 큰 행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올여름 텃밭에서 감자나 상추, 애호박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를 떠올려 보세요. 다 먹지 못해 무르고 버려지는 일이 흔하죠. 그럴 때 이웃집 문을 두드리거나 가까운 푸드뱅크, 동네 복지관에 연락해 보세요. 수확이 몰리는 시기를 미리 가늠해 두면 신선할 때 나눌 수 있습니다.
나눌 때는 흙을 가볍게 털고, 무르거나 상한 것은 골라낸 뒤 마른 상자에 담아 전하면 좋습니다. 감자는 햇빛을 받으면 껍질이 푸르게 변하고 쓴맛이 도니, 보관도 전달도 빛이 들지 않는 곳을 택해 주세요.
올여름 텃밭에서 감자를 캐거든, 한 바구니는 이웃의 몫으로 남겨 두세요. 직접 기른 먹거리를 나누는 한 번의 경험이 텃밭을 가꾸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됩니다.
참고: 대전시·전국푸드뱅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