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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자두 씨 속 오얏씨, 《동의보감》의 기록과 오늘의 식탁

옛 의서는 자두 씨 알맹이를 약재로 적었고, 오늘의 성분 분석은 그 알맹이를 생으로 먹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텃밭의 자두는 씨를 빼고 껍질째 즐기는 편이 낫습니다.

잎이 노랗게 지는 가을, 자두나무 아래 흙을 고르다 보면 여름에 떨어진 열매의 씨가 군데군데 남아 있습니다. 단단한 껍데기를 깨면 얇은 갈색 껍질에 싸인 작은 알맹이가 하나 들어 있습니다. 오얏은 자두의 옛 이름입니다. 이 알맹이를 오얏씨라 부르고, 옛 의서는 이것을 약재로 적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성분 분석으로 보면 이 알맹이는 생으로 먹어서는 안 됩니다.

《동의보감》이 적은 李核仁

《동의보감》은 17세기 초 조선의 의관 허준이 엮은 의서입니다. 이 책은 열매류를 모은 果部(과부)에 오얏씨를 李核仁(이핵인)이라는 이름으로 실었습니다. 이핵인은 자두나무 열매의 씨를 깨어 얻은 속 알맹이로, 작물 도감의 오얏씨와 같습니다. 원전은 같은 나무의 뿌리 껍질과 잎도 한 항목에 모으지 않고 부위마다 따로 기록했습니다.

손질을 적은 대목도 남아 있습니다. 원전은 유월과 칠월에 거두어 끓는 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기고 뾰족한 끝을 떼어 낸 뒤 갈아서 썼다고 적었습니다. 원전이 밝힌 성질과 맛, 쓰임은 호미클럽 동의보감의 오얏씨 항목에서 원문 풀이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옛 의서의 기록이며, 지금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처방이 아닙니다. 치료 효과를 약속하는 근거로 읽지 않기를 권합니다.

옛 기록과 오늘의 성분 분석을 견주면

오늘의 분석으로 보면 오얏씨 알맹이에는 아미그달린(amygdalin)과 지방유(fatty oil)가 들어 있습니다. 지방유는 알맹이에 모여 있는 기름 성분입니다. 원전이 알맹이를 과육과 따로 거두고 날것 그대로 쓰지 않았다는 점은 오늘의 판단과 겹칩니다. 옛 기록도 오늘의 분석도 씨 알맹이를 과육과 다른 재료로 봅니다.

다른 점은 알맹이의 안전성을 따지는 데서 생깁니다. 아미그달린이 몸속 효소에 분해되면 시안화물(cyanide)이 생깁니다. 그래서 씨 알맹이는 생으로 먹지 않습니다. 옛 손질을 거쳤다고 해서 오늘 먹어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식품 연구 역시 안전성 문제로 알맹이를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오늘의 연구는 먹을 수 있는 과육과 껍질을 봅니다. 자두 과육과 껍질의 폴리페놀(polyphenol)을 대상으로 한 항산화 실험 보고가 있습니다. 안토시아닌(anthocyanin)도 폴리페놀로 분류됩니다. 실험 보고 수준이므로 몸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는 조심스럽게 읽어야 합니다. 자두에는 소르비톨(sorbitol)도 들어 있습니다. 물에 잘 녹는 당알코올로, 단맛을 내는 성분입니다.

텃밭에서 자두나무 기르고 거두기

자두나무(Prunus salicina)는 북반구 기준 3~4월이나 11월에 심습니다. 잎이 진 늦가을이나 싹이 트기 전 이른 봄에 묘목을 들이는 셈입니다. 씨를 심어 키우면 열매를 보기까지 오래 걸리고 어미나무와 다른 열매가 달리기 쉬우니, 텃밭에서는 묘목으로 시작하는 편이 수월합니다. 거두는 시기는 북반구 기준 6~8월입니다. 심는 달과 거두는 달은 오얏씨 작물 도감에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열매 표면의 흰 가루는 씻으면 지워지는 자연 밀랍입니다. 껍질을 깎아 낼 이유가 없습니다. 여름 동안 떨어진 열매는 그때그때 치워 주세요. 씨가 흙 위에 오래 남으면 아이들이 주워 깨 보기 쉽습니다. 모은 씨는 알맹이를 꺼내지 말고 그대로 버리세요.

씨를 빼고 과육을 먹는 법

먹을 수 있는 쪽은 과육입니다. 폴리페놀이 껍질 쪽에 많으니 깎지 말고 흐르는 물에 씻어 껍질째 드세요.

  • 잼과 절임: 무르기 시작한 자두는 씨를 빼고 설탕과 함께 졸이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자두에는 펙틴(pectin)이 많아 굳히는 재료를 따로 넣지 않아도 됩니다.
  • 요구르트·치즈: 얇게 썰어 얹으면 자두의 신맛이 유제품의 기름진 맛을 덜어 줍니다. 단맛은 따로 더하지 않아도 됩니다. 잘 익은 자두일수록 향이 강하니 딱딱한 치즈와 맞춰 보세요.

오늘 자두를 먹는다면 씨는 깨지 말고 버리고, 과육은 껍질째 얇게 썰어 요구르트에 얹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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