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베란다 화분의 바질은 하루가 다르게 잎을 냅니다. 순을 질러 준 자리에서 곁가지가 두 갈래로 올라오고, 저녁마다 여남은 장을 따도 이튿날이면 표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잎을 얹은 파스타를 앞에 두고 젓가락을 내려놓는 날이 있습니다. 볼 안쪽이 하얗게 헐어, 짜고 매운 것이 닿기만 해도 아린 날입니다. 입안 점막이 헐면 씹는 일도 말하는 일도 불편해집니다. 흔한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며칠은 식사가 곤욕입니다.
바질 잎에 든 성분
바질에는 로즈마린산과 유제놀, 리날로올 같은 향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잎을 손으로 비볐을 때 올라오는 그 냄새의 주인들입니다. 이 성분들은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염증 반응을 누그러뜨리고 산화로 생기는 손상을 줄이는 작용을 보였습니다. 상처가 아무는 자리에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일과 새 조직을 만드는 일이 함께 필요한데, 바질 성분이 두 가지 모두에 관여한다는 보고가 이어져 왔습니다.
다만 잎을 그대로 씹는다고 성분이 상처에 오래 머무르지는 않습니다. 향 성분은 기름에는 잘 녹지만 침에는 금세 씻겨 내려갑니다. 늘 젖어 있는 입안 점막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아주 작은 알갱이에 담았을 때
연구진은 이 문제를 풀어 보려고 바질 추출물을 고체지질나노입자라는 미세한 지질 알갱이에 가두고, 점막에 달라붙는 젤로 만들었습니다. 성분이 씻겨 나가기 전에 상처 표면에 머물게 하려는 방법입니다.
다 자란 수컷 쥐 쉰네 마리의 볼 안쪽에 궤양을 만든 뒤 세 무리로 나눴습니다. 한 무리는 그대로 두고, 나머지 두 무리에는 각각 바질 젤과 시판 구내염 젤을 하루 세 번 발랐습니다. 사흘·닷새·이레째에 조직을 들여다보니 바질 젤을 바른 쪽의 궤양이 더 빨리 줄어 있었습니다. 새 혈관을 만드는 신호물질과 몸속 항산화 효소는 더 많았고, 염증을 키우는 신호물질과 세포막이 상했음을 알려 주는 지표는 더 적었습니다. 시판 젤을 바른 무리와 견주어도 수치가 나은 편이었습니다.
쥐의 볼 안쪽에서 확인된 결과입니다. 사람 입안에서 같은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말하기 이릅니다. 화분의 바질 잎을 씹는 것과 실험실에서 만든 젤을 바르는 것도 다른 일입니다. 그래도 오래 쓰여 온 향채가 어떤 방식으로 회복을 거드는지 하나씩 확인되고 있습니다.
여름 식탁에서 바질을 쓰는 법
- 향 성분은 열에 약합니다. 볶거나 끓이는 중간에 넣지 말고 불을 끈 뒤 얹어 보세요.
- 잎 열 장에 올리브유를 조금 넣고 갈면 페스토가 됩니다. 잣이 없으면 볶은 참깨로 대신해도 향이 삽니다.
- 입안이 헐었을 때는 짜고 신 양념을 며칠 줄이고, 미지근한 물에 잎 두세 장을 우려 천천히 머금어 보세요.
- 꽃대가 서면 바로 잘라 주세요. 그래야 잎이 계속 올라옵니다.
구내염이 2주 넘게 낫지 않거나 같은 자리에서 되풀이된다면 치과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바질은 회복을 거들 뿐 치료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오늘 저녁에는 꽃대 하나를 잘라 내고 잎 다섯 장을 따 두세요. 파스타든 잎차든, 아린 입안에 부담이 덜한 쪽으로 한 끼를 차려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 학술지 분자조직학회지에 실린 바질 고체지질나노입자 구강젤과 오라큐어 젤 비교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