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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우리 텃밭 뒤영벌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토마토꽃을 흔들어 주는 그 벌, 배운 적 없는 답을 스스로 찾아냈습니다

여름 텃밭에 나가 보면 토마토와 가지꽃 사이를 묵직하게 오가는 벌이 보입니다. 몸집이 크고 온몸이 복슬복슬한 뒤영벌입니다. 꽃을 붙잡고 날개를 떨어 꽃가루를 털어 내는 이 벌 덕분에 열매가 굵게 맺힙니다. 그런데 이 작은 벌이 연구진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일이 있습니다.

배운 적 없는 방법을 스스로 찾았습니다

런던의 한 연구진이 뒤영벌에게 작은 상자 문제를 냈습니다. 뚜껑을 밀거나 돌리면 안에 든 설탕물에 닿을 수 있는 장치였습니다. 연구진은 한 가지 방법만 보여 주었는데, 몇몇 벌은 아무도 알려 주지 않은 다른 길로 먹이에 닿았습니다. 배운 대로만 움직인 것이 아니라, 눈앞의 상황에 맞춰 스스로 방법을 바꾼 것입니다. 곤충이 이렇게 유연하게 문제를 푼다는 사실은 예전에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던 이야기입니다.

쌀알만 한 뇌로 어떻게

뒤영벌의 뇌에는 신경세포가 약 100만 개 있습니다. 사람 뇌에는 800억 개가 넘으니, 견주기 어려울 만큼 작은 뇌입니다. 그런데도 뒤영벌은 처음 보는 문제 앞에서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성공한 요령을 기억합니다. 한 실험에서는 먼저 익힌 벌을 지켜본 다른 벌들이 같은 방법을 따라 익혔습니다. 벌이 서로 보고 배운다는 것은, 학습이 사람이나 몇몇 큰 동물만의 능력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텃밭에서 뒤영벌을 돕는 법

이렇게 영리한 벌이 우리 텃밭의 수분을 맡고 있습니다. 토마토·가지·블루베리처럼 꽃을 흔들어야 꽃가루가 나오는 작물은 뒤영벌의 도움을 특히 많이 받습니다. 뒤영벌이 편히 드나들도록 몇 가지를 챙겨 보세요.

  • 살충제는 꽃이 활짝 핀 낮 시간을 피하고, 꼭 필요할 때만 쓰세요.
  • 라벤더·보리지·해바라기처럼 꿀이 많은 꽃을 텃밭 가장자리에 함께 심어 보세요.
  • 얕은 접시에 돌을 놓고 물을 담아, 벌이 앉아 물을 마실 자리를 만들어 주세요.
  • 땅속이나 돌 틈에 집을 짓는 종이 많으니, 구석 한쪽은 손대지 않고 남겨 두세요.

오늘 텃밭에 나가면 꽃 사이를 오가는 뒤영벌을 한번 눈여겨보세요. 배운 적 없는 문제도 풀어내는 이 작은 일꾼이, 우리 밥상에 오를 열매를 조용히 맺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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