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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여름 지난 멀칭 비닐, 손끝에서 바스러질 때

여러 나라 농경지 흙을 견준 조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쌓인 곳은 농사 방식보다 흙 성질과 기후에 따라 갈렸습니다

장마가 지나간 텃밭에서 고추 골에 깔아 둔 검은 비닐을 걷다 보면, 여름 햇볕을 두 달 넘게 받은 자리가 손끝에서 바스러집니다. 한 장으로 들리지 않고 손톱만 한 조각으로 떨어지는데, 그 조각은 흙 사이로 들어가 이듬해 봄까지 남습니다.

밭 흙에 5mm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어디에서 더 많이 쌓이는지, 여러 나라 농경지를 같은 방법으로 견준 조사가 2026년 한 환경 학술지에 실렸습니다. 멀칭 비닐을 쓰는 농지를 기후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골라, 실험실마다 분석 값이 달라지는 문제를 보정한 뒤 상대적인 양으로 따져 보았습니다.

흙 성질과 날씨가 농사 방식보다 크게 작용했습니다

쌓인 양을 가장 크게 좌우한 것은 흙의 물리적 성질과 기후였습니다. 비닐을 어떻게 깔고 언제 걷는지 같은 농사·자재 관리보다, 흙 자체의 성질이 지역 간 차이를 더 크게 갈랐습니다. 흙 알갱이 굵기와 다져진 정도에 따라 조각이 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날씨는 방향이 엇갈렸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곳은 쌓인 양이 적었고, 기온이 높은 곳은 많았습니다. 연구진은 빗물이 조각을 씻어 옮기고 더위가 비닐을 더 빨리 삭힌 결과로 봅니다. 여름 기온이 높은 우리 기후에서는 비닐이 빨리 삭는 편이라, 걷는 시기를 놓치면 조각이 밭에 남기 쉽습니다.

같은 밭에서도 자리마다 다릅니다

어떤 종류의 플라스틱이 나오는지는 지역에 따라 크게 달랐습니다. 하지만 흙 표면부터 30cm 사이에서는 깊이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고, 같은 지역 안에서 지점끼리 벌어지는 차이가 깊이 차이보다 큰 경우가 잦았습니다. 그 자리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그 흙에서 물과 뿌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더 크게 작용한 것입니다.

다만 종류 판정은 아직 확정된 결과로 읽을 단계가 아닙니다. 실험실마다 쓰는 장비와 기준 자료가 통일되지 않았고, 햇볕과 비에 오래 삭은 플라스틱의 측정값은 그 자료에 덜 들어가 있습니다. 연구진도 종류 결과는 참고 수준으로 읽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흙 속 미세플라스틱이 사람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텃밭에서 할 일은 걱정보다 들어가는 양을 줄이는 쪽입니다.

텃밭에서 줄일 수 있는 것

조사에서 드러난 흙과 기후는 텃밭 주인이 바꿀 수 없습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밭에 들어가는 양과 걷는 시기입니다.

  • 삭기 전에 걷기: 여름을 넘긴 비닐은 잡아당기면 조각으로 떨어집니다. 수확이 끝나는 대로 걷어 주세요. 0.03mm보다는 0.05mm 이상 두께가 한 장으로 걷히는 편입니다.
  • 걷은 자리 훑기: 갈퀴로 표면을 훑어 남은 조각을 골라낸 뒤에 흙을 뒤집어 주세요. 순서를 바꾸면 조각이 흙 속으로 섞입니다.
  • 덮을 것 바꿔 보기: 잡초를 누를 생각이라면 볏짚이나 왕겨를 5cm 두께로 덮어 보세요. 그대로 두면 이듬해 거름이 됩니다.
  • 삭은 자재 갈아 주기: 갈라진 검은 모종 화분, 끊어진 노끈, 부서진 모종판도 같은 조각을 남깁니다. 금이 보이면 바꿔 주세요.
  • 거둔 채소 씻기: 흙이 붙는 뿌리채소와 잎채소는 밭에서 한 번 털고, 부엌에서 흐르는 물에 한 번 더 씻어 주세요.

오늘 텃밭에 가면 고추 골 비닐 끝을 들어 보세요. 손끝에서 바스러진다면 수확을 마치는 주에 걷을 자리입니다.

참고 — 학술지 환경오염에 실린 여러 나라 농경지 미세플라스틱 조사, 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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