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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세이지 줄기, 퇴비 더미로 보내기 전에

수확하고 남은 가지에서 뽑은 향 성분이 식중독균을 억제했습니다

초여름 세이지는 잎만 훑어도 손끝에 향이 한참 남습니다. 그런데 잎을 다 따고 나면 억센 줄기와 잔가지가 한 무더기 쌓입니다. 대부분 퇴비 더미로 갑니다. 지중해 지역에서 널리 기르는 그리스세이지(Salvia triloba)를 두고 한 연구진이 밭에 남은 그 부분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잎이 아니라 남은 가지에서

연구진은 수확이 끝난 뒤 남은 줄기와 가지를 모아 마이크로파로 데워 향 성분을 뽑아냈습니다. 물을 오래 끓여 증기로 받아내는 방법보다 시간이 짧고 열이 덜 들어갑니다. 버려지던 부분에서도 향유가 충분히 나왔습니다.

향을 만드는 성분

성분을 나누어 보니 투욘이 가장 많았고,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했습니다. 그다음이 장뇌라고도 부르는 캠퍼, 유칼립투스 향으로 익숙한 유칼립톨이었습니다. 세이지 잎을 손으로 비비면 서늘하고 알싸한 냄새가 올라오는데, 이 성분들이 그 냄새를 냅니다.

다만 투욘은 많이 먹으면 신경에 부담을 줍니다. 유럽에서는 식품에 들어가는 양을 제한합니다. 텃밭에서 딴 잎을 요리에 쓰는 정도는 오래 이어져 온 일이지만, 농축된 향유를 그대로 삼키는 것은 피하셔야 합니다.

식중독균 앞에서

이 향유를 대장균, 리스테리아, 살모넬라에 각각 시험했습니다. 셋 다 냉장고에 둔 고기와 유제품, 씻어 놓은 채소에서 탈을 일으키는 균입니다. 대장균은 비교적 낮은 농도에서 자라기를 멈췄고, 리스테리아와 살모넬라는 조금 더 진한 농도가 필요했습니다.

시험관 안에서 확인한 결과입니다. 식탁에 오른 음식에서도 같은 효과가 난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그러나 합성 보존료를 대신할 재료를 찾는 쪽에서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고기와 유제품처럼 빨리 상하는 식품의 포장과 가공 단계에 써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봤습니다.

텃밭에서 해 볼 수 있는 일

연구가 다룬 것은 농축된 향유지만, 집에서도 남은 가지를 살릴 방법이 있습니다.

  • 억센 줄기는 잘라 그늘에서 말린 뒤 면주머니에 담아 옷장이나 신발장에 넣어 보세요. 습기만 피하면 향이 오래갑니다.
  • 말린 잎과 잔가지를 뜨거운 물에 우려 식힌 다음, 도마와 행주를 헹구는 마무리 물로 써 보세요. 소독약을 대신하지는 못해도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돼지고기나 소시지를 재울 때 생잎 두세 장을 함께 넣어 보세요. 기름진 부위와 잘 어울립니다.

오늘 세이지를 손질하신다면 줄기를 바로 퇴비 더미에 넣지 마시고, 한 줌만 따로 묶어 그늘에 걸어 두세요. 마르는 데 열흘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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