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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생대추와 말린 대추, 무엇이 달라지고 몇 개가 알맞을까

말리면 줄어드는 비타민 C, 진해지는 당분, 그리고 씨 손질까지

북반구 기준 9월 말이 되면 대추나무 가지에 달린 연두색 열매가 하나둘 붉은 갈색으로 바뀝니다. 9~10월에 익은 열매를 따고 나면 그대로 먹을지, 볕에 펴서 말릴지를 정해야 합니다. 대추를 찾는 사람들이 자주 묻는 것도 이 선택입니다. 생대추와 말린 대추 중 어느 쪽이 몸에 부담이 적은지, 하루에 몇 개쯤이 알맞은지입니다.

말리면 줄어드는 것과 늘어나는 것

대추(Ziziphus jujuba)는 대추나무의 열매로, 중국·한국·이란·인도에서 많이 기릅니다. 갓 딴 열매는 아삭하고 물기가 많으며, 말리면 껍질이 쪼글쪼글해지면서 단맛이 진해집니다. 물이 빠지는 동안 성분마다 변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 비타민 C: 물에 녹는 비타민이라 말리는 동안 크게 줄어듭니다.
  • 당분: 물이 빠진 만큼 농축되어, 말린 대추는 무게의 70% 안팎이 당분입니다.
  • 식이섬유: 당분과 마찬가지로 농축되어 같은 무게에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 트리테르펜산(triterpenic acid): 껍질과 과육에 들어 있는 성분이라, 껍질째 먹으면 함께 먹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무게라면 말린 대추에 당과 섬유가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반면에 비타민 C는 생대추 쪽이 더 많습니다. 비타민 C를 바란다면 제철에 생대추를 먹고, 오래 두고 조금씩 먹을 간식이나 차 재료로는 말린 대추를 고르면 됩니다.

대추 효능을 검색하면 다당류 연구가 자주 나옵니다. 대추에서 뽑은 다당류(polysaccharide)로 항산화 지표를 측정한 실험은 주로 시험관과 동물 단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근거는 아직 적어, 대추를 먹는 것만으로 같은 작용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생대추를 많이 먹으면 생기는 일

《동의보감》은 생대추를 많이 먹으면 배가 부풀고 설사한다고 적고, 쪄서 먹으라고 덧붙였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다만 열매를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생대추는 껍질이 질기고 섬유가 많아, 한 번에 여러 개를 먹으면 소화가 더딥니다. 제철에 생대추를 한 줌씩 집어 먹다 배가 더부룩해졌다면 이 기록과 같은 일을 겪은 셈입니다.

갓 딴 대추가 많을 때는 생으로 몇 알만 맛보고 나머지는 쪄 보세요. 김이 오른 찜기에서 껍질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찌면 생것보다 먹기 편합니다.

말린 대추는 하루 몇 개가 알맞을까

말린 대추는 과일 가운데서도 당이 농축된 편입니다. 쫀득하고 달아 계속 집어 먹기 쉽지만, 몇 개만 먹어도 당 섭취량이 금세 늘어납니다. 혈당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먹을 개수를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간식으로는 한 번에 두세 개가 적당합니다. 이때 대추만 먹기보다 견과와 함께 먹어 보세요. 말린 대추를 갈라 씨를 빼고 그 자리에 호두나 개암(hazelnut)을 하나씩 끼우면 단맛에 지방이 더해집니다. 당만 있는 간식을 먹을 때보다 혈당이 천천히 오르는 편입니다.

차로 마실 때도 같은 점을 생각해 두세요. 대추를 우린 물에는 당이 함께 녹아 나오므로, 하루에 마실 잔 수를 정해 두면 양을 가늠하기 쉽습니다.

씨는 빼고, 갈라서 씁니다

대추씨는 단단하고 끝이 뾰족해 무심코 씹으면 이가 상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통째로 먹다 삼킬 수도 있으니, 아이에게 줄 때는 씨를 먼저 발라 주세요.

《동의보감》은 대추를 탕에 넣을 때 쪼개어 쓰라는 손질법을 남겼습니다. 차를 끓일 때도 이 손질이 쓸모 있습니다. 칼로 갈라 넣으면 맛이 잘 배어 나오고, 씨째 통으로 넣을 때보다 다루기도 안전합니다. 말린 대추에 생강과 귤피(말린 귤껍질)를 함께 넣고 끓이면 겨울에 마시기 좋은 차가 됩니다. 대추의 단맛이 더해져 생강의 매운맛과 귤피의 쌉쌀함이 덜 도드라집니다.

생대추를 맛보려면 화분 한 그루부터

제철 생대추를 직접 맛보고 싶다면 북반구 기준 3~4월에 묘목을 심으면 됩니다. 심은 해에는 열리지 않고, 보통 2~3년이 지나야 첫 열매를 봅니다. 봄에는 늦게까지 잎이 나지 않아 죽은 줄 알기 쉽습니다. 제 꽃가루로 열매를 맺는 자가결실 나무라 한 그루만 있어도 열매가 달립니다. 그래서 화분에 한 그루 두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심는 때와 성분, 궁합 정보는 호미클럽 대추 작물도감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말린 대추를 꺼낸다면 두세 개만 덜어 씨를 빼고, 그 자리에 호두를 하나씩 끼워 드셔 보세요.

출처: 《동의보감》 果部 「大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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