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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바질 새싹은 어떤 빛을 좋아할까요

빨강·파랑·먼적색광 배합에 따라 달라지는 수확과 향

창가에 둔 작은 재배 상자에서 바질 새싹이 며칠 만에 손가락 한 마디쯤 올라옵니다. 떡잎은 향이 진하고, 샐러드나 파스타에 한 줌 얹으면 식탁이 산뜻해지죠. 그런데 같은 씨앗을 심어도 어떤 빛을 쬐어 주느냐에 따라 키도 향도 영양도 제법 달라집니다.

빛의 배합이 바꾸는 새싹의 모습

실내 수직 농장에서 바질 새싹채소를 세 가지 LED 빛으로 길러 비교한 연구가 있습니다. 하나는 빨간빛 70%에 파란빛 30%를 섞은 조합, 다른 하나는 햇빛에 가까운 넓은 전체 파장, 마지막은 빨간빛 65%와 파란빛 25%에 흰빛과 먼적색광(파장이 긴 붉은빛)을 5%씩 더한 조합입니다. 같은 물과 같은 온도에서 길렀는데, 빛의 색 배합만 달리했을 뿐인데도 키와 수확량, 색과 맛 성분이 서로 다르게 나왔습니다.

먼적색광을 조금 섞은 세 번째 빛에서 바질은 가장 크게 자라고 수확량도 가장 많았습니다. 떡잎에서 잎이 나오기 전 줄기가 길어지고, 잎 색의 밝기와 항산화 성분인 페놀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먼적색광은 식물이 몸을 더 키우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성질이 새싹에서도 나타난 셈입니다.

무엇을 더 얻고 싶은지에 따라

빛마다 잘하는 쪽이 달랐습니다. 목표에 따라 골라야 합니다.

  • 수확량과 크기, 윤기가 목표라면 먼적색광을 더한 세 번째 빛이 앞섰습니다.
  • 비타민 C와 향기 성분(식물성 기름·플라보노이드)을 원한다면 햇빛에 가까운 전체 파장 빛이 가장 나았습니다.
  • 수분을 뺀 알맹이와 미네랄을 촘촘히 채우려면 빨강·파랑만 섞은 첫 번째 빛이 유리했습니다.

그래서 상업 재배에서는 수확량과 보기 좋은 색까지 두루 잡히는 세 번째 조합이 가장 쓸모 있다고 정리됐습니다. 다만 이 결과는 한 품종을 특정 환경에서 기른 것이라, 품종과 재배 조건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 새싹을 기를 때

집에서는 이렇게 정밀하게 빛을 나눌 순 없지만, 방향은 참고할 만합니다. 우선 빨강과 파랑이 함께 든 식물용 LED를 골라 보세요. 흰빛만 나오는 조명보다 새싹이 단단하게 자랍니다. 향과 비타민을 살리고 싶다면 햇빛에 가까운 전체 파장 제품을, 통통한 수확을 원한다면 붉은빛이 넉넉한 제품을 챙겨 보세요.

빛을 하루 14시간 안팎 쬐어 주고, 새싹이 떡잎을 펼치고 첫 본잎이 보일 때 잘라 먹으면 향이 가장 진합니다.

오늘 바질 씨앗을 물에 불려 심고, 재배등 하나를 곁에 두어 보세요. 빛을 어떻게 주느냐가 며칠 뒤 식탁의 향을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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