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오기 전, 감자밭은 한 해 중 가장 분주합니다. 잎이 누렇게 시들기 시작하면 땅속에서는 알이 굵어지고, 호미로 흙을 들추면 줄줄이 딸려 나오는 감자를 보며 텃밭을 가꾸는 사람은 한 해 농사의 보람을 느낍니다. 대전시가 운영하는 드림텃밭에서도 올여름 같은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가꾼 밭에서 감자 800kg을 거두어, 그 전부를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했다는 소식입니다.
함께 가꾸고 함께 나누는 텃밭
드림텃밭은 대전시가 도심 자투리 땅을 시민에게 내어 주고 함께 가꾸는 공동 텃밭입니다. 한 가족이 한 두둑을 맡아 봄에 씨감자를 심고, 물을 주고, 북을 돋우며 석 달 가까이 돌봅니다. 이렇게 길러 거둔 감자 800kg이 지역 복지기관을 통해 취약계층 가정에 전달됐습니다.
감자는 이런 나눔에 잘 어울리는 작물입니다. 서늘한 곳에 두면 한두 달은 거뜬히 보관되고, 삶기만 해도 한 끼가 되며, 별다른 양념 없이도 든든합니다. 텃밭에서 갓 캔 감자는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아, 받는 분들이 바로 쪄 먹기에도 좋습니다.
감자가 한 끼를 책임지는 이유
감자 한 알에는 우리 몸이 쓰는 힘의 바탕이 되는 탄수화물이 들어 있고, 의외로 비타민C도 넉넉합니다. 감자의 비타민C는 전분에 둘러싸여 있어 삶거나 쪄도 덜 파괴되는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칼륨도 많아 짠 음식으로 쌓인 나트륨을 내보내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한 가지 기억해 둘 점은 보관법입니다. 감자는 빛을 받으면 껍질이 푸르게 변하면서 솔라닌이라는 성분이 늘어납니다. 이 부분은 도려내고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감자는 햇빛이 닿지 않는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고, 사과와 함께 두면 싹이 늦게 나니 참고해 보세요.
도시 텃밭이 남기는 것
드림텃밭의 감자 나눔이 반가운 까닭은 수확물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도시 텃밭은 비어 있던 땅을 푸르게 바꾸고, 이웃이 두둑 사이에서 인사를 나누게 하고, 아이들에게 흙과 작물을 만질 기회를 줍니다. 거기서 거둔 먹을거리가 다시 이웃의 식탁으로 돌아가니, 기르는 보람과 나누는 보람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셈입니다.
꼭 큰 밭이 아니어도 됩니다. 베란다 화분이나 자루 텃밭에서도 감자는 자랍니다. 봄에 씨감자 한 조각을 심어 두면, 여름에 직접 캔 감자로 식구들과 한 끼를 나눌 수 있습니다. 올여름, 텃밭에서 거둔 것을 한 봉지라도 이웃과 나눠 보세요. 드림텃밭이 보여 준 마음은 그렇게 가까운 데서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