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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도로변 텃밭 토마토, 타이어 가루를 견디는 법

타이어 산화 방지제 6PPD와 토마토가 스스로 만드는 방어 호르몬 이야기

비가 그친 아침, 도로와 맞붙은 텃밭 이랑에 흙탕물 튄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토마토 아래쪽 잎에 검은 얼룩이 앉았고, 물기가 마르자 미세한 검은 가루가 그대로 남습니다. 장맛비에 도로 물이 이랑까지 밀려든 적, 한 번쯤 있으시죠. 그 물에는 타이어가 닳으면서 떨어져 나온 가루가 섞여 있습니다.

도로변 텃밭이 흔해진 만큼, 이 가루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짚어 볼 때가 됐습니다.

타이어 산화 방지제 6PPD가 텃밭 흙에 쌓입니다

타이어 고무는 오존과 산소에 닿으면 갈라집니다. 이를 막으려고 넣는 산화 방지제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물질이 6PPD입니다. 이 성분이 공기 중 오존과 만나면 6PPD-퀴논이라는 다른 물질로 바뀝니다. 2020년 미국 연구진이 워싱턴주 하천에서 산란기 은연어가 떼로 죽은 원인으로 이 물질을 지목하면서, 각국이 규제를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도로에서 씻겨 내려간 타이어 가루는 빗물을 타고 길가 흙과 이랑으로 들어옵니다.

토마토를 6PPD에 노출한 최근 실험에서는 잎에서 활성산소가 크게 늘고 광합성 능력이 떨어졌습니다. 키가 자라지 않고 뿌리도 덜 뻗었습니다. 사람이 먹는 열매에까지 어느 정도 영향이 가는지는 자료가 아직 부족합니다.

식물이 스스로 만드는 방어 물질, 자스몬산

자스몬산은 식물이 벌레에 물리거나 잎이 찢어졌을 때 스스로 만들어 내는 호르몬입니다. 재스민 향을 내는 성분과 같은 계열입니다. 한 연구진이 6PPD에 노출된 토마토 잎에 자스몬산을 뿌린 뒤, 유전자 발현과 대사물질 변화를 함께 들여다봤습니다.

자스몬산을 뿌린 토마토는 광합성과 생장이 상당 부분 회복됐습니다. 자원을 쓰는 방향도 달라졌습니다. 탄수화물 분해를 늘려 방어에 쓸 힘을 마련했고, 키를 키우는 쪽 유전자 활동은 잠시 낮추면서 자원을 플라보노이드 합성 쪽으로 돌렸습니다. 플라보노이드는 잎과 열매의 색을 내고 활성산소를 줄이는 성분입니다. 자스몬산이 플라보노이드 합성의 첫 단계 효소인 칼콘 합성효소에 잘 달라붙는다는 모의 계산 결과도 함께 나왔습니다. 다만 실험실 조건에서 얻은 결과라, 실제 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는 더 확인해야 합니다.

도로변 텃밭에서 오늘 챙길 것

  • 도로·주차장과 맞닿은 이랑은 몇 미터 띄우고, 어렵다면 앞쪽에 키 큰 작물이나 낮은 가림판을 두어 빗물이 튀는 것을 막아 보세요.
  • 비 온 직후에는 수확을 미루고, 겉흙이 마른 뒤에 거두세요.
  • 도로변에서 거둔 잎채소는 흐르는 물에 30초 넘게 씻고 겉잎 한두 장은 떼어 내세요.
  • 짚이나 부직포로 바닥을 덮어 흙이 튀어 오르는 것을 줄여 보세요.

자스몬산 제품을 텃밭에 직접 뿌리는 일은 아직 권하기 이릅니다. 농도와 시기에 따라 열매가 덜 달릴 수 있고, 밭 단위 검증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작물이 스스로 방어 물질을 만들 여력을 남겨 두는 관리가 현실적입니다. 물주기 간격을 일정하게 지키고, 질소 비료는 한꺼번에 몰아 주지 않으며, 진딧물이 붙은 잎은 제때 떼어 주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오늘은 도로와 가장 가까운 이랑 한 줄만 살펴보세요. 잎 뒷면에 검은 가루가 앉아 있다면, 다음 파종부터 그 자리에는 잎채소 대신 꽃이나 허브를 심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 —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자스몬산의 토마토 6PPD 독성 완화 다중오믹스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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